영실~병풍바위~윗세오름~장구목~용진각~관음사 13.1km
'꿈 속에서 몽정을 경험하듯 자연 속에서 오르가슴을 경험한다. 아침저녁 홀로 초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르가슴을 느낀다. 신선한 공기, 황홀한 여명, 새들의 지저귐, 풀냄새, 꽃향기, 실바람... 그 모든 것들이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절묘한 조화를 부린다. ...중략..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축복이다. 오르가슴을 경험한 이는 자연을 떠나지 못한다. 이제는 도회지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런 것을 경험할 때마다 점점 자연에 매혹된다'-故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중.
"제주 섬 전체를 명상 센터로 만들고, 사진을 찍다가 순교하겠다"며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과 투병하다 결국 세상을 떠난 사진계의 거장 김영갑 선생, 그가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어 했던 그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마치 그가 부활한 듯 한라산의 칼바람을 맞으며 오름을 응시한다. 백록담 서북벽 아래 장구목에서 바라보는 윗세오름, 온몸의 근육과 살을 빼앗아 고목처럼 굳어버린다. 유구무언, 셔터를 누를 기운마저 잃고 만다.
선생의 말처럼 대자연이 연출하는 오르가슴은 누구에게나 삽시간에 황홀로 찾아온다. 그것이 문제였는지, 제주도의 비밀스런 곳을 찾아내 사진에 담은 이방인에게 루게릭이란 병으로 영원히 카메라를 내려놓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천연보호구역으로 문화재청이 숨겨놓은 윗세오름대피소~장구목 구간의 선경을, 취재팀도 조심스러베 훔쳐보았다.
영실 비폭 넘어 순백의 향연
눈 덮인 한라산이 부른다. 한국관광공사가 매달 선정해 발표하는 '1월 가볼만한 곳' 설경 4선 맨 머리에도 그 이름이 올라있다. 겨울 한라산은 자연이 주는 선물이자 하늘의 축복이다. 동시에 조금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스승처럼 맵고도 차가운 회초리를 들기도 한다. 어찌 되었건 산꾼들에게 희디흰 유혹을 뿌리치긴 어렵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 보는 히말라야는 아니더라도, 해외 원정 등반을 꿈꾸는 이들의 훈련지로 가장 각광받는 한라산의 부름에 어떤 식으로든 화답해야 할 때가 왔다.
굳이 백록담 정상 등정에 욕심낼 필요는 없다. 한라산 설경에 한나절 그냥 취해보고 싶다면 영실이든 어리목이든 등산로를 잡아볼 만하다. 윗세오름으로 오르는 가장 짧고 설경이 으뜸인 영실코스로 잡았다. 이번 산행에는 한라솜다리산악회 오순희 회장과 정길숙 회원이 앞장을 섰다. 1월10일 이른 아침, 영실매표소를 '그냥 통과'해 영실휴게실에서부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입장료가 폐지되고 나서 처음 와보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사람들이 별로 안보이네."
당초 국립공원 가우ㅠㄴ데 유일하게 입장료 수입을 제주 '도'에서 관리한다는 이유로 폐지에 따른 정부의 손실보전금 지원에서 제외되었다가 진통 끝에 지난해 말 예산지원이 결정돼 한라산도 1월1일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고 있다. 영실휴게소까지 이동하는 차량 안에서 공원관리소에서 근무하는 오희삼씨는 "어떻게 보면 저희들도 홀가분하다"며 "매표 업무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공원 단속 등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아침 9시, 영실휴게실은 등산장비를 문밖 진열대에 내놓으며 이제 막 문을 열고 있었다. 영실코스의 들머리는 휴게실 왼쪽으로 들어서는 숲속부터다. 숲속 눈밭에 좁게 난 발자국 길로 걷기를 20분, 숲을 벗어나 가파른 능선의 산길을 만난다. 10분 정도 땀을 쏟으니 설산이 윤곽을 드러낸다. 오백나한 영실기암과 병풍바위가 어우러진 영실계곡 능선이 발아래 깔린다. 이쯤 되면 사방이 모두 시야에 담기는 탁 트인 지형이지만, 흐린 날씨 탓에 시야는 멀리 가지 못한다. 그나마 길 오른쪽으로 영실 비폭이 자태를 뽐낸다.
"가장 최근에, 재작년인가 윤길수씨가 영실폭을 등반한 적이 있습니다. 보십시요. 멋지지 않습니까."
2년전 이맘 때, 한국 봔트클럽 윤길수 회장과 안치영 회원(최근 로체남벽원정대원으로 8200m까지 도달)이 영실 중앙폭과 우폭을 올랐다는 얘기다. 80m 수직 빙폭에 약간의 오버행 구간이 있는 영실폭은 볕이 들기 전 오전 중 등반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상급 수준의 클라이머들이 한라산 동계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간혹 빙벽등반을 시도하는 경우가 고작이다. 1986년 윤대표씨가 영실 중앙폭을 국내 초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1600m 고지에 닿는다. 거센 바닷바람을 이겨내느라 땅을 기는 키 작은 나무가 땅을 고른다. 고산 관목지대다. 그 나무에도 눈꽃이 활짝 피었다. 눈밭에 털썩 앉아 산 아래를 내려다보지만 눈이 덮고 있을 볼래오름 어슬렁오름의 유려한 곡선은 보이지 않는다. 능선의 눈밭 길은 산 위로 30분쯤 이어진다.
웹카메라 통해 방안에서 실시간 설경 '즐감'
이제부턴 눈터널을 지난다. 설국이다. 눈부신 설화를 뒤집어쓰고 시야 가득히 펼쳐지는 순백의 구상나무 군락. 언?뜻 바람이라도 불면 구름과 안개너머 흩날리는 눈가루들이 오색영롱한 보석처럼 빛난다. 이러한 길목에서는 한겹 한겹 사라져 가기도 한다. 바람소리에 뒤섞인 자옥한 눈밭, 마치 하얗게 지워져 나가는 것 같다. 구상나무에 눈이 얼어붙은 뒤 다시 눈에 덮여 얼어붙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나무의 형체는 어느새 사라져버렸다. 대신 눈만 덕지덕지 붙은 형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제대로 호사를 누린다. 숲 밖을 빠져나오자, 끝없이 펼쳐지는 초원과 윗세오름까지 눈과 바람이 만들어낸 각양각샥의 눈꽃이 광대한 설원 위를 수놓는다. 설원은 윗세오름과 백록담 분화구 외벽에서 떨어져 나온 조면암 조각이 해발 1700m 고원의 거대한 돌무더기 평원을 이루고 있다.
"이런 곳에 눈밭에 뛰노는 노루라도 한마리 있으면, 한라산 설경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진수를 맛보는 건데."
군데군데 쉽게 볼 수 있는 노루 발자국을 본 사진기자가 행복한 탄식을 자아낸다. 곧 "과도한 사진 욕심내지 말라"며 핀잔이 날아든다. 이렇게 30분 정도 윗세오름대피소까지 설원을 걷는다. 이런 길에선 고글이라도 꺼내 쓰면 거센 바람 속에서도 풍광을 오롯이 즐길 수 있겠다.
대피소에 도착하니 어리목에서 올라온 등산인들이 합쳐져 제법 북적거린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선 대다수 등산인들이 대피소에서 파는 따뜻한 컵라면으로 언 몸을 녹이며 설경의 끝에 우뚝 선 분화구 외벽을 뚜렷이 응시한다.
여기까지다. 한라산 정상 백록담이 눈앞에 있지만 현재는 이곳까지만 등산이 허용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려야 한다. 1985년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된 이후 1994년부터 10년 넘게 기속된 등산로 주변 훼손지 복구작업이 이제야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산연구소 신용만 연구원은 "눈이 녹으면 제주조릿대, 김의털 등의 풀들이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을 확연히 볼 수 있다"고 한다.
만약, 운 좋게 대피소 앞 출입통제소의 눈을 피해 정상으로 향하더라도 이내 부질없는 짓임을 깨닫게 된다. 바로 한라산 절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폐쇄회로카메라(CCTV)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동영상은 인터넷 홈페이지 웹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현지상황을 제공하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이 지난해 1월 등산인들에게 현지 등산정보와 기상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전하고, 노약자나 어린이, 장애인 등 한라산의 경관을 직접 체험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간접 체험 기회를 제공할 목적으로 윗세오름과 어승생악 정상, 1100고지 세 군데에 설치됐다. 마침 이 달로 설치한 지 만 1년이 되었다. 그 기념으로 휴대폰을 이용해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을만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여기 노란색 재킷 입고, 손 흔들고 있는 사람 보입니까?"
"어떻게, 지금 거기 있는 거예요? 한라산 출장 간 모양이네요. 우와, 신기하네. 이런 게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저 뒤로 보이는거 백록담 맞죠?"
나중에 공원관리소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후 웹카메라를 통해 "윗세오름은 눈속에 파묻힌 채 청명한 날씨에 등산객 50여 명이 대피소 주위에 흩어져 있고, 까마귀들이 대피소 주변을 맴도는 모습과 멀리 백록담 서벽이 선명하게 나타났다"고 한다.
해외원정훈련의 메카 장구목
취재팀은 어렵게 제주특별자치도와 한라산국립공원의 협조를 얻어 윗세오름대피소를 출발해 서북벽 아래를 거쳐 장구목으로 산행을 이어갔다. 대피소에서 오버트라우저로 갈아입은 오 회장이 산악회 리더답게 몸에 밴 동작으로 맨 앞서 러셀에 들어간다. 통제소를 지나 구상나무 군락을 가로질러 잠시 급하게 내려서다 사면은 요동치듯 다시 경사를 오른다. 기본에 충실한 러셀법으로 허리까지 빠지는 설사면을 한참만에야 벗어난다.
대피소에선 구상나무숲에 가려 볼 수 없던 분화구 서북벽 밑동까지 온전히 내보인다. 대피소 직원의 말처럼 "해가 바뀌고 나서 가장 좋은 날씨" 덕분에 선경을 눈앞에서 마주한다. 순백의 설원에 시커먼 부악은 더더욱 돋보였다. 이렇듯 격렬한 흑백의 조화는 좀체 본 적이 없다. 겨울 한라산은 "또 하나의 제주"였다. 백록담 서북벽 아래에서 맞닥뜨린 장엄한 풍광은 익히 알고 있는 제주에 대한 선입견을 모두 깬다.
눈의 나라, 눈의 천국이다. 흔히 제주하면 떠오르는 쪽빛바다, 갈대숲 너머 끝없이 펼쳐진 초원, 평화롭게 뛰노는 제주도 조랑말, 여인의 벗은 몸을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곡선미의 수많은 오름들. 한겨울에도 남국의 나라 제주에는 푸른 여유로움이 넘친다. 그러나 그러한 남극의 풍경이 겨울 한라산을 오르면서 점입가경의 황홀경으로 이끈다.
"이게 겨울 산행의 백미다, 백미. 기가 막히네요. 안 그래요?"
취재팀에 동행한 정길숙씨의 동의를 구하는 물음엔 아랑곳없이 너무나 차고 맑다 못해 희디희게 빛나는 1800m 에서 보는 설경에 다들 넋을 놓는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문득문득 놓치고 있던 첫 마음, 초심으로 곧 돌아간다. 장구목 방향으로 내려서기 전 서북벽 아래 장구목 바위에 반짝이는 작은 동판을 발견한다. 1992년 매킨리 등반 도중 실족사한 '故 양영수 진성종 홍석탁' 대원의 넋을 기리는 추모동판이다. 서귀포 백록산악회원이기도 한 오희삼씨가 눈을 다진 뒤, 준비라도 한 듯 잔을 꺼내 술을 따른다. 막역했던 악우가 오랜만에 올리는 잔이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제주 산악인들에게 각별한 해다. 그들의 마음 속에 내재돼 있는 정신적 표상인 故 고상돈 대원이 1977년 한국인 최로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지 꼭 30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많은 후배 산악인들이 해외 원정의 꿈을 안고 1월 말이 되면 국내 적설기 산악훈련 최적지인 이곳 장구목(1,860m)에 어김없이 훈련캠프를 마련하고 있다. 장구목엔 '고상돈 케른'이 오롯이 솟아 있다.
장구목 아래로 용진각대피소가 손톱만하게 보인다. 해외원정훈련의 메카답게 왕관릉 사이로 곤두박질치는 협곡이 위용을 자랑한다. 지난해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이곳에서 훈련한 팀은 28개팀 300여 명에 이른다. 고지대인데다 200cm 이상 눈이 쌓여 있어 삼각봉과 왕관릉 사이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러셀훈련과 설벽훈련, 자기제동법 등 고난도 훈련을 받기 제격이다. 겨울철 악천후의 기상조건도 더해지면 훈련대들에겐 금상첨화, 히말라야 현지와 좀 더 유사하기 때문이다.
취재팀도 훈련대처럼 시늉이라도 하듯 글리세이딩을 한다. 신적설 위를 그럴듯하게 제동을 해가며 용진각대피소까지 미끄러지듯 내려간다. 내려오고 보니 어느새 거대한 한라산의 깊숙한 품속까지 들어와 버렸다. 이제 하산, 적당히 다져진 관음사코스로 내려선다. 겨울산행은 여전히 춥고, 배고프고, 숨이 가쁘지만 한라산의 감격을 맛본 뒤라 걸음이 가볍다. 아니, 한라산이 던지는 메시지를 성찰하며 걷다보니 몸속에 거대한 산이 들어와 무겁기도 하다.
*산행길잡이
영실매표소-(45분)-영실휴게실-(30분)-영길기암-(1시간20분)-윗세오름 대피소-(2시간)-장구목-(15분)-용진각대피소-(3시간)-관음사
영실에서 윗세오름 길은 한라산 서남쪽 코스로 가장 짧은 등산로다. 영실기암의 빼어난 경관은 영주십경 중 일경으로 꼽는다. 그러나 1994년 7월 이후 정상 부근의 자연휴식년제 실시로 현재 해발 1700고지인 윗세오름대피소까지만 등산이 가능하며 거리는 3.7km, 2시간 정도 걸린다.
오백나한의 절경을 돌아 구상나무 군락지대를 지나면 봄에 진달래와 산철쭉이 붉게 물들이는 선작지왓이 보인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서 정상이 눈앞에 다가오지만 현재는 이곳까지만 등산이 허용되고 있어 등산인들이 아쉬움을 남긴 채 발길을 돌려야 한다. 윗세오름대피소에서 하산은 다시 영실 코스로 내려가기도 하지만, 어리목 코스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식수는 노루샘에서 구할 수 있으나 겨울철에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어리목에서 윗세오름 길은 한라산 서북쪽 코스로 4.7km,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식수는 사제비약수터에서 구할 수 있다. 졸참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어리목 계곡을 지나 계단으로 된 숲지대를 1시간쯤 걸으면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사제비동산이 나온다. 만세동산으로 이어지는 돌길을 걷다 뒤를 돌아보면 오름들과 수평선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해발 1600고지 만세동산을 넘어서면 평지가 시작되고 한참을 걸어가면 백록담 화구벽을 눈앞에 두고 윗세오름대피소를 만나게 된다. 현지 날씨는 등반 전 한라산국립공원 홈페이지(www.halla.go.kr)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웹캠 영상을 통해 윗세오름대피소(064-743-1950) 등 기상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한편, 관음사 코스는 한라산 북쪽 코스로 계곡이 깊고 산세가 웅장하여 한라산의 진면목을 볼 수 있으며, 해발 고도 차가 크다. 2003년 3월부터 정상등반이 연중 가능해져서 성판악 코스 이용자들이 하산코스로 애용되는 길이다.
탐라계곡과 개미목을 지나 웅장한 삼각봉을 돌아 내려가면 용진각계곡에서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일 수 있다. 왕관릉 능선을 돌아 1시간30분 걸어가면 동릉 정상으로 이어진다. 등산로 입구까지 대중교통편이 없으므로 다소 불편하며 제1횡단도로에서 제2횡단도로로 이어지는 산록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등산로 입구에 관음사지구 야영장이 있어 1000여 명의 야영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이곳은 왕벚나무, 산벚나무, 때죽나무 등 자연생태계를 관찰하면서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다.
한라산의 모든 등반코스는 오전 5시30분에서 정오까지만 허용한다. 매표소 주차료는 1,800원, 입장료는 1월1일부터 없다. 자세한 문의는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 064-713-9950.
*교통
제주-영실(064-747-9950)=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 방면(1100도로)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20분쯤 가서 영실매표소에서 내린다. 1100도로에서 영실 진입로 2.5km 지점에 매표소가 있고 시외버스는 여기까지 운행한다. 매표소에서 등산로 입구까지 약 2.4km, 도보로 45분 정도 걸린다. 도로 폭이 좁고 경사가 심해서 12인승 이하의 차량과 1톤 이하 화물차량만 통행이 가능하다.
제주-어리목(064-713-9950~3)=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중문 방면(1100도로) 시외버스를 타고 1시간쯤 가서 어리목 입구에서 내려 10분 정도 걸으면 어리목 광장이 나온다.
제주-관음사(064-756-9950)=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서귀포 방면(516도로) 시외버스로 신천단 검문소를 지나(20분 정도 걸린다) 조금 ㄷ어 가서 관음사로 가는 갈림길에서 내려 관음사쪽으로 30분 정도 걸으면 관음사야영장이 나타난다.
*영실 코스 접근 용이한 숙박지
서귀포자연휴양림 해발 700m에 위치해 한라산 등반시 영실코스나 어리목코스로 접근이 용이하다. 인공조림의 요소를 가능한 줄이고 제주도 산과 숲 그대로의 특징을 살려 쾌적한 휴양과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우리나라 최남단의 자연휴양림이다. 서귀포 시내에서 자연휴양림까지는 승용차로 30분 정도 걸린다. 오름길에 도로가 굽어지는 곳곳마다 차를 세워 발밑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서귀포시가지와 바다풍경을 내려다보는 재미도 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루 7~8회 운행하는 1100도로 경유 중문행 시외버스 이용, 휴양림 입구에 내린다. 서귀포 방면에서는 중문읍내 버스정류장에서 1100도로 경유 제주행 또는 영실행 시외버스를 탄다. 시설이용료는 평수에 따라 4~6만원, 성수기엔 3만원을 더 받는다(064-753-1153~4).
*볼거리
주상절리대 막혔던 가슴이 탁 트이도록 시원스레 부서지는 파도, 신이 다듬은 듯 정교하게 겹겹이 쌓은 검붉은 육모꼴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중문관광단지 동부지역 해안가의 주상절리대. 자연의 위대함과 절묘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천혜의관광자원으로, 제주도 지정문화재 기념물 제50호다. 아득한 옛날 지각변동으로 인해 이루어진 주상절리대를 보고 있으면 새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속에 석수장이의 애달픈 사연이라도 금세 실려 오는 듯하다. 파도가 심하게 일 때는 높이 20m 이상 용솟음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천혜의 절경으로 인해 테마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는 명소다. 입장료 2,000원(064-760-2651).
김영갑갤러지 <두모악>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에 위치한 <두모악>은 루게릭병으로 인해 거동조차 불편했던 몸으로 옛 삼달초등학교를 직접 다듬고 손질해서 멋진 갤러리로 탈바꿈시킨 사진작가 고 김영갑씨의 열정과 제주도의 고요한 평화를 담은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바람처럼 제주도의 고요와 평화를 담은 그의 작 품을 감상할 수 있다. 바람처럼 제주도의 겉모습만 훑고 떠나는 관광객들은 좀체 느껴보기 어려운, 제주도의 아름다운 속살이 그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오름, 초원, 바다, 안개, 바람, 하늘, 그리고 왠지 모를 쓸쓸함까지 제주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그의 사진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말부터 입장료 3,000원을 받는다. 064-784-9907.
섭지코지 제주도에서 가장 영화에 많이 등장한 곳으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리 해안에 돌출되어 코의 끄트머리 모양으로 비죽 튀어나온 지형이다. 이곳에서 영화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화>, 드라마 <올인>이 촬영되기도 했다. 그만큼 제주기행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풍광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해안절경과 4월에는 흐드러지게 피어난 유채꽃밭 등 이색적인 정취를 불러일으키며 수많은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차를 세워두고 섭지코지를 한바퀴 돌아보는 데는 도보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아울러 인근의 제주민속촌과 우도 등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용머리해안 산방산 앞자락 바닷가. 산방산휴게소에서 10여분 걸어 내려가면 수려한 해안절경의 용머리 해안과 마주치게 된다. 이곳은 수천만년 동안 쌓이고 쌓여 이루어진 사암층 중 하나이다. 해안절벽을 모진 파도가 때려서 만들어놓은 오묘한 해안절경을 보는 순간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작은 방처럼 움푹 들어간 굴방이나 드넓은 암벽의 침식지대가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으로 얼마 전부터 제주의 새롭게 소개되는 중요한 관광코스 중의 하나이다. 용머리 들어가는 입구에는 하멜기념비가 서있고 둘러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입장료 2,500원. 064-794-2940.
글쓴이:허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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