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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및 장거리산행 정보

서대산 종주산행(용암사~장룡산~대성산~706봉~국사봉~서대산 25km)

by 그린 나래 2010. 7. 15.

서대산(904.1m)

견우직녀의 전설이 된 그리움

용암사~장룡산~대성산~706봉~국사봉~서대산 25km

 

   그 산에 가면 한 여자와 한 남자가 돌 속에 묻혀 있다. 둘은 걷잡을 수 없이 사랑하였다. 그 대가로 헤어져야 했으며, 이들의 끝없는 그리움은 전설이 되어 결국 별이 되었다. 견우직녀 이야기다. 이들의 전설이 담긴 산은 많다. 그 산들 중 하나가 충남에서 가장 높은 서대산에 깃들어 있다.

   서대산 정상을 두고 동과 서로 떨어진 거대한 바위, 견우탄금대(장군바위)와 옥녀직금대다. 전설에 의하면 견우는 탄금대에서 일년 내내 직녀를 생각하며 거문고를 탔으며, 직녀는 직금대에서 견우를 그리워하며 옷감을 짰다 한다. 그러다 일년에 한번 칠월 칠석 날 서대산 정상에서 만났다는 것이다.

   견우와 직녀에게 가는 길, 서대산이 아닌 장룡산(장령산, 655m)을 오른다. 애절한 그리움이 담긴 산인데 바로 가면 재미없지 않은가. 먼 길로 둘러간다. 장룡산~574봉~매봉~대성산~706봉~국사봉~방화봉~서대산으로 이어지는 코스다.

   들머리인 용암사엔 보물로 지정된 쌍삼층석탑이 있다. 얼핏 봐선 전혀 보물이라 눈치 채지 못할 정도로 밋밋한 게 멋이라곤 전혀 없다. 허나 이 탑은 위치와 의미, 쌍탑이라는 희귀성으로 인해 보물로 지정되었다. 15분 정도 헐떡이며 경사를 치고 오르자 능선이다. 형벌 마냥 무섭게 짓누르는 8월의 햇살에 일행들은 금방 땀범벅이다.

   지역별로 연일 최고기온이 경신되고 있다. 오늘 일부지역은 35도까지 올라가는 폭염이다. 능선을 쭉쭉 치고 나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으나 바람이라곤 없는 되약볕 아래에선 30분을 지나지 않아 휴식, 또 휴식이다.  포터를 자처한 힘 좋은 백승열(33세)씨도 여름을 이기진 못한다. 대전의 산군 조상원(24세)씨가 길잡이를 자처하여 기합을 넣어가며 취재진을 이끈다. 산행 시작 한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다들 힘겨운 산행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능선을 가로막고 우뚝 선 바위, 왕관바위다. 바위 가운데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통로가 있다. 배낭을 벗어야 지나갈 정도다. 오른쪽으로 살짝 돌아갈 수도 있지만, 더디게 왕관바위 사이 틈을 지난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다시 장룡산 왕관바위에 올지 모르기에, 제대로 산을 맛보고 싶어서다.

   현지의 표지석은 장룡산이라 표기되어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발행 5만분의 1 지도에선 장령산이라 표기하고 있다. 옥천에서 물어봐도 장룡산, 장령산 분분하다. 옥천군에서 명칭의 통일을 추진하고 있지만 군내에서도 동네에 따라 장룡산, 장령산 제각각이라 한다. 전망대엔 표지석과 작은 정자가 있다. 허나 쉬어가기엔 그림의 덕일 뿐, 정자가 노후되어 위험하니 올라가지 마라는 경고문이다. 정상이 아닌 곳에 있는 표지석이 의아하다.

   정상 가는 길은 출입을 자제하라는 뜻으로 로프를 묶어 두었다. 허나 이곳은 국립공원도 아니며 군립공원 역시 아니며 산불통제로 인한 입산통제도 아니기에 정상으로 향한다. 정상에 닿으니 출입을 막은 뜻을 조금 알듯하다. 전망대 이후론 경치나 바위도 없으며, 정상은 나무로 둘러쌓여 전혀 조망이 없다. 정상에 가면 실망할 터이니 장룡산의 기암과 좋은 풍경만 보고 가란 뜻에서 출입을 막았으리라 짐작해본다.

 

   폭우 속의 탈출

   장룡산을 지나면서부터 등산로는 조금씩 희미해진다. 그래도 사람이 다닌 흔적은 있어 길을 잃을 정도는 아니다. 충청남북을 가르는 경계 능선인 574봉을 지난다. 오른편(서쪽)으로 서대산이 우람하게 서있다. 천미터를 넘지는 않지만 충남 최고봉답게 주변 산들에 비해 큰 덩치가 눈에 확 띈다. 견우직녀 전설과 어울리지 않게 산은 시커멓게 검다. 흑곰마냥 위협적이다. 나무가 빽빽해 실제 초록이지만 강렬한 태양과 능선이 만들어낸 산그늘 때문일 것이다.

   물을 제법 준비한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바닥이다. 능선 종주인지라 샘은 없다. 강렬한 더위에 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마셨다. 하는 수 없이 능선 아래 계곡으로 내려간다. 수량이 적어 계곡은 한참 내려가도 계속 물이 없다. 고도를 200m 정도 내리고서야 물을 만났다. 지금은 어떤 멋진 풍경보다 물이 더 반갑다. 비등산로를 헤치고 갔다 오니, 두 시간을 넘게 소비했다.

   제대로 산행 좀 하자고 서로들 다짐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천둥소리가 시끄럽다. 금산고개 지날 쯤 폭우가 쏟아진다. 피할 생각도 않고 비를 즐긴다. 자연 샤워다. 30분쯤 지났을까? 춥다. 지나는 소나기인 줄 알았는데, 더 거세진다. 시간은 6시를 넘어 곧 어둠이 올 것이다. 당분간 비소식이 없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비박장비만 챙기고 텐트를 가져오지 않았다. 후회된다.

   탈출이다. 지내재에서 520봉쪽으로 방향을 잡아 상곡리로 간다. 길은 520봉에 닿지 않아 끊어지고, 잔나무와 덤불을 억지로 치고 나간다. 저녁 9시가 넘은 시간 상곡리에 닿았다. 넉살 좋은 조상원씨가 인가에 도움을 청한다. 옷만 갈아입고 택시를 불러 가려했으나, 시골 어르신들이 붙잡는다.

   "이것도 인연이지유. 밥 먹고 자고 가유."

   이곳 금산에서 농사짓고 사는 박복천 할아버지와 이춘자 할머니, 노부부의 인심이 어찌나 후한지 오히려 비 맞고 탈출하길 잘했다 싶은 생각이 든다. 시골집 창문 밖으로 빗소리가 정겹다. 시작부터 힘겨운 이번 산행, 아마 시간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할머니 말에 의하면 이틀 전에도 대전에서 등산와서 길 잃은 이들을 재워주었으며, 이주일 전에도 길 잃은 등산인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한다. 심심찮게 어둔 시각에 도움을 청하는 등산인들이 있단다. 지내재에서 능선이 갈라지는데, 동쪽으로 진행방향을 꺾어야 하건만 길이 잘난 520봉으로 들어서 길을 잃어 이곳까지 오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

   노부부의 배웅을 뒤로하고 대성산(704.8m)을 오른다. 거친 호흡으로 만나는 정상 표지석이 반갑다. 예부터 큰 성인이 나온다는 전설대로 대성산(大聖산)이라 부른다. 대성산은 정상 조망보다 이원면쪽 폭포골이 유명하다. 서쪽으론 멀리 서대산이 어서오라 손짓한다.

   709봉, 나무로 조망이 없는 듯하지만 동쪽으로는 개심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709봉을 지나면서 다시 길은 희미해진다. 조망 좋은 마당바위를 만나기도 하지만 땡볕 아래에선 그늘이 아니면 멈출 여지가 없다. 706봉에서 천태산(714.7m)이 드러난다. 남으로 이어진 능선 그곳에 우뚝 솟은 천태산은 기암절벽이 유명하며, 천태산~대성산~장룡산 코스로 종주하는 등산인들이 많다.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기암괴산

   일행들 모두 이래저래 긁혔다. 삼각점이 있는 국사봉(667.5m), 잡목과 풀이 많아 오르는데 제법 애를 먹었다. 서대산이 훨씬 가깝게 서있다. 방화봉(585m)과 430봉은 간벌로 쓰러진 나무와 덤불이 엉켜 발걸음을 더디게 만든다.

   가파른 사면을 땀범벅으로, 헉헉거리며 발을 내딛는다. 올라야 한다는 생각뿐 어떤 잡념의 여지도 없다. 햇살이 내리는 서대산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땡볕에 전신을 내맡긴 열매는 뜨겁게 고통 받을수록 감미로움으로 깊어가건만, 땡볕에 뜨거워진 머리는 감미로워지기는 커녕, '어디 갈 데까지 가보자'며 어리석은 오기를 부려본다.

   서대산 정상은 헬기장이다. 바람은 없다. 경치만 시원하다. 이럴 땐 멋지게 바람이 불어 땀을 식히면 좋으련만, 해는 있는 기운을 다 토해 내며 힘자랑을 한다. 서대산 능선길은 대체로 숲길이어서 별다른 조망은 없다. 하지만 두모대기바위, 선바위, 남근바위, 쌀바위, 용굴, 사자굴 같은 숨겨진 기암괴봉이 많다.

   견우탄금대를 현지에선 장군바위라 표기했다. 크고 듬직하면 '장군' 여성스러우면 '옥녀'란 명칭은 우리나라 산에선 가장 흔하다. 견우탄금대는 정상 동쪽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거대한 바위이며, 옥녀직금대는 정상 서쪽 바로 아래에 위치한 위아래가 거대한 바위 벼랑으로 되어 있는 선반과 같은 곳이다.

   견우탄금대에선 서쪽으로 옥녀직금대가 보인다. 오래도록 바라보고 있자니, 마침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린다. 비록 오늘이 칠월 칠석은 아니지만 칠월 칠석날 지상에 남아있는 까치와 까마귀는 병이 들어 오작교 놓는데 가지 못한 것들이라 한다. 칠월 칠석날 내리는 비는 견우직녀가 만나 상봉한 기쁨의 눈물이요, 이튿날 새벽에 내리는 비는 이별의 눈물이라 전한다.

   서대산 구름다리와 마주쳤다. 예상대로 작고 아담하다. 50m 정도 길이다. 그래서 흔들림에 예민한 다리다. 스릴 만점이다. 주변 바위 풍경과 고도감이 어울려 담력을 시험하기엔 그만이다. 지친 발걸음의 일행들이 다리 위에서 한껏 웃으며 흔들림을 즐긴다. 풀린 발걸음이 유쾌해진다. 어둠이 내려선 서대산드림리조트를 뒤로 한다. 어둠이 깊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하늘을 본다. 여름철 대삼각형을 이루며 은하수를 타고 만난다는 별. 어 저기 견우성과 직녀성이다.

  

 *산행길잡이

   용암사-(50분)-왕관바위-(50분)-전망대-(30분)-장룡산-(30분)-574봉-(1시간40분)-매봉-(1시간30분)-대성산-(1시간20분)-709봉-(1시간10분)-706봉-(30분)-임도-(1시간50분)-국사봉-(30분)-버들목재-(20분)-방화봉-(30분)-430봉-(50분)-503봉-(30분)-서대산 능선-(1시간)-서대산-(20분)-견우탄금대-(20분)-갈림길-(15분)-구름다리 하산로-(30분)-구름다리-(1시간)-서대산드림리조트

   서대산, 장룡산, 대성산, 천태산은 본지에 몇 번 소개되었던 충청도의 명산이다. 충북 옥천, 영동, 충남 금산 지역의 이 산들은 능선이 서로 이어진 원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좋은 산들을 연결해 종주산행이 가능하다.

   충청남북도의 경계를 이루는 이 능선은 종주코스로 소개된 바가 없기에 등산로가 희미한 편이다. 장룡산~대성산~706봉~국사봉~서대산을 잇는 코스는 1박이나 2박 정도는 해야 일시종주가 가능하며 능선이므로 당연히 물도 없다. 정맥 종주와 비슷하지만 표지기나 안내판이 적어 정맥보다 더 힘들 수 있는 코스이므로, 산행 초보자의 경우 당일 산행코스를 이용하길 권한다.

   장룡산 전망대에 이르면 표지석과 낡은 정자가 있다. 하지만 이곳은 정상이 아니다. 정상은 이곳에서 30분 정도 더 가야한다. 정상 ㅅ가는 길은 로프로 묶어 통행금지임을 표시해 두었으나, 간간히 기맥종주를 하는 등산인이 있어 길의 흔적이 있으며 위험하다고 할 만한 곳은 드물다. 장룡산 대성산, 서대산 정상부를 제외하곤 전반적으로 등산로는 희미하다. 허나 능선 종주이기에 나침반과 지도를 준비한다면 특별히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다만, 지내재에선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 금산고개 지나 지내재에서 길이 동쪽으로 90도 꺾인다. 정면으로 520봉으로 향하는 길이 잘 나있어, 엉뚱하게 520봉 방향으로 경우가 많다. 520봉으로 나있는 길은 상곡리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무성한 잡목으로 길이 중간에 끊어진다. 탈출로로 이용할 수도 없다.

   서대산 구간을 비롯해 중간 중간에 급경사가 많고 암릉도 있으며, 574봉에서 대성산까지는 탈출로가 없고 나무가 높아 조망이 없어 쉽게 지칠 수 있다. 산행 중 진행시간과 체력을 염두해 자신에게 알맞는 코스를 잡는 것이 현명하겠다. 총 도상거리는 25km이며, GPS로 확인한 실주행거리는 34km다.

  

 *교통

   산행들머리인 용암사는 옥천을 기점으로 삼아야 한다. 옥천은 서울역과 영등포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편이 1일 12회(06:23, 07:20, 08:25, 09:23, 11:23, 11:45, 12:20, 14:23, 16:17, 18:17, 19:35, 21:35-서울역 기준) 운행한다. 소요시간은 2시간이며 요금은 9,700원이다.

   옥천에서 용암사로 가려면 삼청리 상삼(1일 6회 운행)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버스정류소에서 걸어서 30~40분 정도 산으로 난 도로를 따라 올라가야 한다. 옥천에서 용암사까지 택시를 이용하면 더 편리하다. 택시 이용시 20분 정도 걸리며 요금은 6,00원선이다. 옥천콜택시 043-733-5432.

   산행날머리인 서대산드림리조트에선 대전으로 나간 다음,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는 게 편하다. 드림리조트 앞에선 마전 가는 버스가 있다. 마전에선 대전역을 경유하는 좌석버스 종점이 있다.

 

  *잘 데와 먹을 데

   용암사 근처는 닥히 식당과 숙소가 없다. 옥천읍내의 식당과 여관을 이용해야 한다. 읍내의 숙소는 비원장여관(043-732-4329), 대호파크(732-0001), 우림파크(732-5994)가 있으며, 식당은 도리뱅뱅이로 유명한 부산식당(732-3487), 삼일식당(732-3467), 인삼메기탕이 유명한 샛강변식당(733-3678) 등이 있다.

   산행날머리엔 서대산드림리조트(753-2662)가 있다. 5인을 수용할 수 있는 방이 6~9월 성수기 기준으로 9만원이며 수영장과 놀이기구, 식당이 있어 편리하다.

   

*볼거리

   용암사 천축(인도)에 갔다가 귀국한 의신이 552년(진흥왕 13년)에 창건하였다. 문화재로는 보물 제1338호로 지정된 쌍삼층석탑이 있다. 간략화된 양식으로 인해 보잘 것 없어 보이나 이 석탑은 양식적인 면보다는 건립의 목적과 위치의 선정에 있어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 마애불(충북유형문화재 제17호)이 있다. 고려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며 마의태자가 신라 멸망을 통탄하며 유랑하던 중 이곳에 머물다 떠나자 그를 추모한 사람들이 그를 기리며 조성했다고 하여 마의태자상이라고도 한다.

 

  서대산드림리조트 추부면 성당리 서대산 자락에 97만 평 규모의 종합휴양시설이다. 놀이기구, 방갈로, 텐트촌, 550평 규모의 야외풀장, 식당가, 서바리벌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서대산의 자연과 풍경이 어우러진 사계절 종합휴양시설이다. 서대산드림리조트(041-753-2662)는 서대산과 더불어 나들이 명소로 알려져 있다.

   

글쓴이:신준범기자

 

종주 개념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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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지도는 대성산 부근은 나오지 않았지만 장룡산과 서대산이 자세히 나와 참고로 올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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