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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설악산 명산산행정보

대구군위 팔공산

by 그린 나래 2011. 7. 4.

 

43년만에 정상 개방한 팔공산

베일 벗은 '공산' 멧부리, 만인에 열리다

부인사~서봉~정상~동봉~조암~내원암~동화사 10.7km

 

팔공산 최고봉은 동봉도 서봉도 아닌 비로봉

   예부터 사당인 선덕묘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선덕여왕때 창건된 절로 짐작하고 있는 부인사(주지 종진스님). 안으로 들어가 보니 숭모전이 눈에 띈다. 여왕의 진영이 모셔져 있고 벽화는 여인들의 물레질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곳에서 선덕제를 지낸다고 한다. 선덕여왕 당시 사세를 크게 떨쳤던 부인사는 지금도 매년 숭모제를 지내고 있다.

   지난 9월, 이곳에서 열린 '고려시대 부인사·초조대장경' 학술회의에서 경북대 최정환 교수(사학)는 "선덕여왕 때 창건설은 사료의 뒷받침이 없는 추측이나 매년 음력 3월 보름에 선덕여왕 숭모제를 지내고 있는 것은 이 절이 여왕과의 관련을 말해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또 "부인사는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보다 200여년 앞선 초조대장경을 판각한 곳인데, 경판고지로 추정되는 지역을 다시 발굴해 확인하고 경판각을 복원, 널리 알릴 것"을 강조했다.

   문제의 판각은 몽골의 침입으로 대부분 소실됐고 현존하는 1715판도 일본 교토 난젠사에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후 중건하였으나 임진왜란 때 다시 불탔고 지금 건물은 1930년대 초 비구니 허상득이 원 위치에서 서북쪽으로 400미터 거리에 있는 터에 중창한 것이다.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여기 저기 부서지고 훼손된 흔적이 역력한 동탑, 결실되어 1984년 복원한 서탑이 부침의 역사를 가늠케 한다.

   "부인사 코스가 그나마 사람들이 덜 찾고 고즈넉합니다. 개방된 정상을 가보는 게 목적이지만 이왕 올라가는 길, 차분하게 가을정취도 느끼고 또 제가 좋아하는 길이기도 하고요."

   창간 독자나 다름없는 김성화씨가 흔쾌히 가이드로 나섰다. 같은 영남지봉산악회의 신병석(앞산레포츠 대표), 이재문(대성알로이 대표)씨도 함께 했다.

   한창 불사중인 부인사를 뒤로 하고 오솔길을 따라 서봉으로 향한다. 대구에서 내로라하는 산꾼들에게 있어서도 비로봉 개방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역시 정비가 마무리된 정상의 모습을 아직 보지 못했으니, 오름길 내내 관련한 이야기가 오가는 건 당연지사다.

   "비로봉이 워낙 오랫동안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동봉을 팔공산 주봉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 게 현실인데,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개방됐으니 산악계는 물론 대구 시민들의 숙원이 해결된 거 아니겠습니까?"

   대구광역시산악연맹 구조대장이기도 한 최원식 주재기자는 이 문제가 공론화되기 전부터 지금의 개방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그래서 누구보다 환영하면서도 앞으로 풀어야할 숙제가 더 남았다고 말한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

   "올라가보면 알겠지만 언제든 정상을 밟을 수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우선은 더 큰 게 사실입니다. 그동안 서봉이나 동봉을 정상으로 위안을 삼았던 많은 이들이 비로봉을 찾고 또 시간이 지나면 시야를 가리고 자연환경을 헤치고 있는 주변의 송신탑에 대해 말하지 않겠습니까?"

   "일단 기대가 되는데, 어떻게 등산로를 정비했고 모습이 바뀌었는지, 보고 나서 얘기하자."

   등산용품점을 운영하는 신 대표는 지난주에도 내년 개방을 앞두고 탐방로 정비가 한창인 가야산 만물상코스를 다녀왔다고 한다. 사람들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던 시간이 오래된 만큼 새롭게 열리는 길에 대한 관심이 높을 터였다.

   1.5킬로미터쯤 오르니 삼성암 폐사지가 나온다. 그 위로 300미터쯤 가니 마애약사여래입상이 있다. 큰 바위의 동쪽 평면을 조각한 불상은 살짝 기울어져 있는데, 풍화가 심해 윤곽이 선명하지는 않다. 오른손은 자연스럽게 내려 법의를 감싸고 왼손은 가슴 아래로 올려 약합을 들고 있다. 그래서 약사여래다. 신 대표가 합장을 한다. 불교의 성지로 불리는 팔공산, 고대하던 비로봉도 개방됐으니 그리 할만도 하다.

   대구, 경북의 영산이자 시민의 안식처인 팔공산은 실제 곳곳에서 불교의 발자취를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사찰인 대한불교 조계종 9교구 본사인 동화사를 비롯해 대웅전(보물 1563호), 마애불좌상(243호) 등 7점의 보물이 있고 제2석굴암은 경주 석굴암보다 250년 앞서 만들어졌다. 또 팔공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431호)인데 머리에 평평한 돌을 갓처럼 쓰고 있어 '갓바위'로 더 잘 알려진 높이 4미터의 불상이다. 정성을 다해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반드시 들어준다는 속설로 전국 각지에서 찾는 곳이다.

   "팔공산을 찾는 사람이 한 해 1500만명에 이르는데 그 중 관봉, 갓바위를 찾는 사람이 거의 3분의 2라고 보면 됩니다."

   팔공산자연공원관리소 김태규 보호담당의 말이다. 찾는 사람 수만 놓고 보면 '국보급' 수준이다.

   "수능이 한 달 정도 남았으니까 요즘 주말에는 갓바위에 발 디딜 틈이 없겠다."

   이 지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다녀갔을 관봉. 비로봉은 아예 오르지도 못할 일이기에 그 유명한 갓바위 부처라도 보고 간다면 자랑스럽게 팔공산에 갔다 왔다고 얘기할 만한 것이겠다.

   어느 때보다 발걸음이 가볍다. 배낭도 가볍거니와 군사안보와 통신시설 보호라는 명분에 밀려 기억으로부터 멀어졌던, 금단의 땅을 비로소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화사지구 상가촌 중심에 있는 표지석에는 매월당 김시습의 '팔공산을 바라보며(望公山)' 라는 시 한 수가 새겨져있다.

   험준한 공산이 우뚝이 솟아서/ 동남으로 막혔으니 몇달을 가야 할꼬/ 이 많은 풍경을 다 읊을 수 없는 것은/ 초췌하게 병들어 살아가기 때문일까

   팔공산의 험난한 산길을 표현한 글인데, 이날만큼은 더 이상의 고된 길이 아니다. 설레고 기대엔 찬 여정이다.

  

 

 40여년 철옹성, 금단의 땅이 시민 품으로

   "팔공산 최고봉이요? 동봉이죠." "아니 서봉인가?"

   "정상에 안 가보셨죠? 동봉으로 가실 거면 가다가 비로봉에 한 번 올라가보세요. 이미 개방됐으니 들러볼 만할 겁니다."

   서봉(1153m)에서 만난 이상원(33세)씨는 처음 듣는 듯 반색한다. 아직 개방에 대한 공식발표가 있기 전이다. 그의 뒤를 따라 첨탑이 둘러싸고 있는 정상으로 향한다.

   오도재를 지나 잠시 마애여래좌상을 둘러본 뒤 다시 내려서 가자 그냥 봐도 근래에 제작한 이정표와 갓 설치한 로프가 정상으로 인도한다. 팔공산자연공원관리소 최재덕 소장의 말대로 '2-Way'다. 정상 바로 밑인데도 동시에 두 명은 너끈히 지날 수 있을 정도로 길 폭이 넓다.

   천천히 고도를 높이자 철책선이 걷힌 '팔공 멧부리'가 정체를 드러낸다. 제천단과 함께 거친 바위가 턱을 치켜들고 서봉 하늘로 꼿꼿이 섰다. 10월 둘째주 토요일, 추색으로 물든 팔공산을 찾았다가 정상까지 올라온 산객들로 제법 붐빈다. 처음 밟아보는 비로봉, 뜻밖의 풍광에 한참동안 눈으로 응시하고 사진을 담기에 바쁘다.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갓바위~동봉~비로봉~서봉~파계봉~한티재~가산산성까지 20킬로미터가 넘는 장쾌한 마루금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비로봉(1192m). 일찍이 볼 수 없었던 광경이 펼쳐진다. 2위봉인 동봉(1168m)에서는 대구 쪽이 잘 보이지만 부계 쪽인 북쪽으로는 조망이 확보되지 않았다. 비로봉에 오르지 않는 이상 팔공산 전체를 조망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 동봉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손에 잡힐 정도로 선명하다. 여기저기서 한 마디씩 하는 정상 소감도 들린다.  

   "방송 송신탑이 여전히 불편해도 이게 어디고? 매번 올 때마다 동봉이 다였는데... 이렇게 가까이에서 군부대 쪽은 처음 보는데, 저쪽이 멋있네."

   비로봉이 금단의 영역이 된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간다. 팔공산 공산성 터에 군부대가 들어서고, 방송국 송신시설이 자리를 잡으면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됐다. 개방 금지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공군부대 시설이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고 군사안보상 통제가 불가피하다는 거였다. 또 다른 이유는 통신시설 보호였다. 1969년 MBC가 가장 먼저 이곳에 송신탑을 세웠고, KBS송신소도 1971년부터 자리를 잡았다. 지금까지 7~8개의 송신탑이 난립해 있는데 그로 인해 정상 일부가 개방됐지만 본래의 모습은 찾지 못하고 있다.

   비로봉 정상에는 국토지리원에서 세운 삼각점이 있다. 동경 128도 1분 51초, 북위 36도 00분 48초, 행정구역상 주소로는 영천 신녕면 치산리 산 141-5와 군위 부계면 동산리 산 73의 경계다. 군위에서 보면 군위군, 영천에서 보면 영천시에 속한다. 지적 불부합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KBS대구 송신소는 대구 동구 용수동의 주소를 쓴다.  

   이와 함께 MBC 송신탑 옆에는 신라시대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는 제천단이 있다. 2002년 달구벌 얼찾기 모임(회장 이정웅)이 흔적을 발견하면서 관심을 끌었던 것으로, 이곳이 역사에서 기술한 제천단인지에 대해선 학계와 대구시의 의견이 엇갈린다. 대구시는 2007년 문화재위원회에 자문한 결과, 이곳을 제천단이라고 볼 근거가 없다며 문화재 가치가 없다고 확정한 상태다. 이 같은 학술적 논란은 이번 정상 개방이 제천단의 역사적 재조명을 위한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이다.

   "진작 개방되었으면 좀 좋았나? 양쪽으로 서봉과 동봉이 다 보이잖아. 앞으로 송신탑도 차차 없어지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예정대로라면 2012년까지 지상파의 아날로그 TV방송이 종료되고 디지털방송으로 모두 전환된다. 그렇게 되면 현재 방송사별로 사용하고 있는 송신시설도 통합된 하나의 송신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비로봉이 본래 모습을 찾기 위해선 시간이 걸리겠지만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상부 송신탑은 여전히 아쉬워... 숙제로 남아

   2007년 말,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40여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을 막았던 양평 용문산 정상(1157m)이 군수가 직접 나서 공군과 KT를 설득해 개방을 이끌어냈고, 40년간 군사시설이 들어서 있던 광주 무등산 정상(1187m)도 75개의 시민단체들이 합류한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의 무등산 살리기 운동에 힘입어 20년만에 군 통제지역 중 일부가 개방됐다. 또 군부대는 없지만 방송용 송신소 때문에 폐쇄됐던 전주 모악산 정상(794m)도 시민들의 10년 노력 끝에 올 4월말 일부가 개방됐다. 그리고 43년을 기다려, 팔공산 정상 비로봉도 빗장을 풀고 열릴 것 같지 않던 문이 열렸다.

   "제가 어릴 때 기억에 남아있는 팔공산 모습, 어떤 건지 상상하겠습니까? 지금처럼 우후죽순 송신시설이 들어서기 전, 당시의 자연 그대로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게 되려면 좀 더 활짝 문을 열어야 하는데..."

   염불봉에 올라선 김성화씨는 정상 개방길이 열렸음에도 아직은 낯선 모양이다.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대구·경북학생산악연맹이 '전국 60km 극복등행대회'를 열기 시작하며 대거 산악인을 배출, '한국 산악운동의 메카'가 된 팔공산. 비로봉 개방식에 맞춰 제40회 팔공산악제도 함께 열린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팔공산의 잃어버린 시 공간의 공백을 메우게 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대구 시민들은 바라고 있다.

   *팔공산 자연공원관리사무소 소장 최재덕

   대구시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지 만 39년, 정년을 앞두고 고향인 팔공산 자락으로 돌아왔다. 올 초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 소장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비로봉 정상 개방 문제가 당면한 이슈가 됐고, 최우선 과제로 일을 풀어나갔다.

   지역 방송사를 비롯해 군부대, 통신사 등 이해 당사자들을 만남 개방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설득하고 의견을 조율했다. 지역구 의원들의 협조도 이끌어냈다. 아울러 비로봉 인접 시설물의 보안책과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수차례 현장답사를 진행, 관련기관의 의견을 들었다. 사업비 1억2천만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갔고 이 문제가 공론화 된 지 1년만에 정상이 개방됐다.

   "공교롭게도 제가 이곳에 오자마자 얼마 안 있어 비로봉이 개방 되었는데, 시대적인 요구가 있지만 팔공산을 사랑하는 대구 시민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도 감개가 무량하고 공직자로서 어느 때보다 뜻깊은 과정이었습니다."

   동화사지구로 진입하는 들머리인 동구 백안동이 최재덕(60세) 소장이 태어난 곳으로, 그는 공산초, 공산중학교를 다니며 팔공산에서 크고 자랐다. 누구보다 팔공산 개방이 반가운 이유다.

   "1964년일 겁니다. 아직도 기억하는데 중학교 수학여행지가 바로 팔공산이었어요. 1박은 지금의 국민관광지인 치산리, 2박은 제2석굴암에서 밤을 보냈어요. 그 당시가 군부대 도로개설공사를 막 시작하던 때였어요. 그게 벌써 40년이 넘었고 이제야 개방이 되었으니..."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오랫동안 문화관광 관련부서에 봉직하면서 좀 더 일찍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비로봉을 개방해 대구 시민들의 품에 돌려줄 수 있어 다행이고 짐을 던 것 같다고 한다.

   "팔공산 최고봉 개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넘어 등산인들의 만족도를 고려한다면 식생복원과 송신시설 통합 등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팔공산이 후대에 물려주어야 할 유산이고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자연생태를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내년이면 정년이 되는 최 소장. 고향에서 맞는 공직 업무의 마지막을, 팔공산을 위해 모두 바칠 각오다.

   

*산행길잡이

   부인사-(50분)-삼성암지-(10분)-마애약사여래입상-(5분)-삼성암-(1시간20분)-서봉-(20분)-마애불좌상-(30분)-비로봉-(15분)-동봉-(50분)-조암-(30분)-내원암-(25분)-동화사

   비로봉 개방으로 팔공산 전체가 한눈에

   대구의 동북을 감싸안고 있는 팔공산은 행정구역상으로 대구시 동구에 속한다. 하지만 경북 영천시, 경산시, 칠곡군, 군위군 등 4개 시,군과 접하고 있다.

   동쪽 갓바위에서 서쪽 가산산성까지 도상길이만 무려 25km나 뻗어 있는 능선은 지리산 종주와 맞먹는 거리로 대개 1박2일을 잡는다. 주봉인 비로봉을 사이에 두고 좌우에 동, 서봉이 마치 날래를 펼친 독수리 형상을 연상케 한다. 그동안 등산인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은 동봉(1168m)이었으나 11월1일, 개방식 기점으로 정상인 비로봉(1192m)을 오를 수 있게 됐다.

   개방된 정상에 서면 서봉과 동봉 쪽 팔공산 전체 조망이 가능하다. 장쾌한 산세가 펼쳐지며 대구 남쪽의 비슬산과 대구의 동북을 휘감아 도는 금호강도 시야에 잡힌다. 서쪽으로 파계봉, 한티재, 가산 능선이 구김살 없이 자태를 뽐낸다. 산자락에는 골짜기마다 동화사, 파계사, 부인사 등 천년고찰과 마애불, 탑 등이 들어차 불교문화의 성지로 불린다.

   1980년 5월 도립공원으로 지정ㄷ왼 팔공산의 등산로는 동화사, 갓바위 코스, 치산리 등 십수 코스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경사가 완만하고 등산로가 잘 정비된 수태골 코스다.

   동화지구~동화사~염불암~동봉~비로봉에 이르는 코스는 불교문화 탐방코스로 인기다. 동화사에서 염불암까지 확 트인 길은 등산객의 마음을 시원하게 할 뿐 아니라 계곡의 수려함이 팔공산의 산세와 더불어 일품을 이룬다. 염불봉 아래 병풍바위에서는 암벽을 타는 등반가들이 주로 찾는다.

   산을 즐겨 찾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며 갓바위~비로봉 구간도 좋다. 노적봉~능성재~신령재~염불봉~동봉을 거쳐 능선을 따라 5시간 걷다보면 비로봉에 이른다. 능선 구간마다 좌우로 장엄하게 펼쳐진 팔공 산세를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부인사~성지골~삼성암~서봉 코스는 한적한 가을 정취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 동화사집단시설지구에서 해발 820m까지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시간이 부족한 이들에게 효과적인 수단이다. 1.2km 구간을 왕복 운행하고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휴게소도 마련돼 있다.

   또 동화사~부인사~파계사로 이어지는 팔공산순환도로의 가로수는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단풍터널을 만들어 나들이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팔공산 허리를 감싸돌면서 꼬불꼬불 이어지는 이 순환도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가 높다. 한편 팔공산은 '갓바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입시철 등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붐빈다.

  

 *교통

   대구가 기점이다. 동화지구는 좌석버스 급행 1번, 일반버스 401번, 파계지구는 101, 101-1번을 이용한다. 팔공산자연공원 관리사무소 053-982-0005.

   영천쪽은 대중교통편이 많지 않아 자가운전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경부고속국도 동대구분기점과 북대구나들목 사이의 도동분기점으로 나와 대구~포항간 고속국도를 탄다. 청통,와촌나들목으로 나와 919번 지방도를 타고 청통, 은해사 방향으로 가면 28번 국도와 합류한다. 계속 직진하다 신령면에서 부계 방향 919번 지방도로 좌회전, 치산관광지와 제2석굴암 등 교통안내판을 따라가면 된다.

   영천시외버스터미널(054-334-2556)에서 신령, 치산행 버스가 08:00, 11:15분에 출발한다. 치산에서 영천행 막차는 19:00. 1시간쯤 걸린다.

   

*잘 데와 먹을 데

   팔공산집단시설지구는 전체 면적이 13만 평에 달하며 호텔, 광장, 야영장, 공연장 등의 시설물이 들어서 있다.

   

*볼거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안전도시를 주제로 국비와 시비 200억원, 지하철참사 국민성금 50억원으로 올 초 동구 용수동 팔공산 동화사지구에 조성했다. 부지 4200평에 연면적 1800평,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재난상황을 가상 체험하는 지하철안전전시관과 방재미래관 등 전시, 체험공간을 갖추고 있다.

   시민안전테마파크는 2003년 192명의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대구지하철 참사 교훈을 되새기기 위해 2006년 9월 공사를 시작해 지난 1월 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개방되었다.

   지하철 안전은 물론 산악사고, 지진, 소화기 사용, 응급처치 등과 관련해 이론 위주보다 체험, 실습 중심의 교육이 이뤄져 재난안전 체험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지하철 안전전시관에는 참사 현장인 대구지하철 1호선 중앙로역의 현장 상황을 그대로 재현, 불이 난 사고 당시와 같은 상황에서 탈출하는 안전체험을 하도록 했다. http://safe119.daegu.go.kr 053-980-7777.

   팔공산 인공암벽장 동화사집단시설지구 내 공원관리사무소 인근에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시가 6억원을 들여 조성한 폭 20m, 높이 15m 규모의 인공암벽장은 주말마다 암벽을 타는 동호인과 이들의 아슬아슬한 등반모습을 구경하려는 등산객과 시민들로 붐빈다. 팔공산의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화사 신라 천년고찰 동화사는 원래 유가사였는데 흥덕왕 7년(832년) 심지대사가 중창할 때 겨울인데도 오동나무가 상서롭게 꽃을 피웠다 하여 동화사로 불리게 되었다. 풍수지리상으로 동화사는 봉황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 대웅전이 봉황의 머리이며 봉서루가 꼬리, 봉서루 앞 커다란 바위 세 개의 둥근 돌이 봉황의 알을 의미한다. 주차장 인근의 비로암에는 두 점의 보물이 있다. 잠시 들러보자. 비로자나불과 삼층석탑. 특히 이끼 낀 고색창연한 삼층석탑은 학자들 사이에서 미적 측면에서 최고로 친다.

   글쓴이:허준규 기자

  

   

 참고:월간<사람과산> 2009년 11월호

 

 

팔공산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