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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여행 정보

세컨드 윈드를 알고 산에 오르면 힘든 오르막의 보행이 즐거워 질 수 있다

by 그린 나래 2011. 5. 4.

세컨드 윈드로 페이스 조절.

 

페이스(pace)는 올라가는 속도의 완급을 말한다.

 

보통 등산 중의 페이스 조절은 '30분 걷고 5분 쉬고'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람마다 체력 차이가 있고, 컨디션이 다르고, 등산로의 조건이 다르고,

기후가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일정 간격의 휴식을 통한 페이스 조절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효과적인 페이스 조절을 위해서는 세컨드 윈드의 원리를 이용해야 한다.

 

세컨드 윈드(second Wind)는 우리말로 '제2의 호흡기' 또는 '제2의 정상상태' 등으로 번역한다.

세컨드 윈드는 '운동으로 인한 고통이 줄어들고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는 상태' 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사점을 알아야 한다.

 

사점(Dead Point)은 유산소운동을 할 때 심폐기능이 한계점에 이르러

호흡곤란, 가슴통증, 두통 등의 고통으로 운동을 멈추고 싶은 느낌이 드는 순간을 말한다.

이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지속할 경우,

사망하는 일도 자주 벌어지는 '죽음의 한계점' 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산행할 때도 사점을 겪게 되며 이때 대부분의 사람은 휴식을 한다.

고통이 사라지고 살 만하면 다시 오르기를 시작하고,

또다시 사점이 오면 휴식을 해야 한다.

 

이런 오름-사점-휴식의 반복을 모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30분 걷고 5분 휴식' 이라는 엉뚱한 원칙까지 생겼을 정도다.

 

그러나 이는 자동차 운행에 비유하면 엔진이 과열되기 직전까지

과속을 한 다음 시동을 꺼서 엔진이 식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출발하는,

과속-엔진 과열-엔진 멈춤을 반복하는 상태인 것이다.

이 상태를 반복하면 연료 소모도 많고 자동차가 쉽게 망가진다.

 

기계로 만들어진 자동차도 이런데 훨씬 예민하고 소중한 우리의 육체가

하루에 몇 번씩 사점을 오르내린다면 에너지 낭비는 물론 건강까지 해치게 된다.

 

역으로 건강을 해치지 않고 사점의 원리를 이용하는 방법이 세컨드 윈드다.

세컨드 윈드는 사점에 도달한 후 운동을 지속할 때 나타난다.

 

사점에 접어든 후 세컨드 윈드를 맞이하는 시간은 통상 운동에서는 30초에서 2분 정도라고 하지만,

등산 중에는 3~5분 정도까지 걸릴 수 있다.

 

즉 사점의 고통을 최대 5분 정도까지 참고 산행을 계속하면 신체가 변하기 시작한다.

우리 몸이 알아서 "어~, 이 사람이 운동을 세게 하고 있네.

그렇다면 강한 운동에 적합하도록 신체 상태를 바꿔줘야지" 라는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세컨드 윈드 상태가 되면 숨막힘이 없어지고, 호흡이 깊어지며, 심장 박동도 안정되고,

통증도 사라져 운동을 계속하고 싶은 의욕이 회복된다.

 

세컨드 윈드의 원리가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운동 전에는 혈액의 80% 정도가 두뇌와 내장 영역에서 머물러 있다가

운동을 지속하면 활동 근육과 심폐기관 쪽으로 혈액의 80%가 몰리면서

운동활성상태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이것은 마치 산꾼들이 흔히 "산행 초반은 힘들어도 바짝 땀 흘리고 나면 몸이 풀어진다"고

얘기하는 것과 같은 이론이다.

 

세컨드 윈드 상태가 되었을 때 몸이 한결 편해지는 것은

산소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피로물질이 땀과 소변으로 배출되며

허파는 산소 흡수능력이 높아지고, 심장은 더욱 힘차게 피를 내보낼 수 있으며,

모세혈관도 확장되어 부족했던 산소를 근육으로 많이 공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엔돌핀이 분비되어, 스트레스 물질을 분해시킴으로써 우리를 묘한 고통에서 해방시켜 준다.

 

그러나 사점을 넘어설 정도로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

실제로 심장이 멎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너무 힘들어 견딜 수 없다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몇번 한 후 출발한다.

사점에 도달했을 때의 운동 강도가 100이라면 90정도로만 낮춰서 쉬지 않고 계속 오르면 세컨드 윈드를 맞는다.

산행 초반에 힘들다고 바로 주저앉아 쉬는 것은 그동안 끌어올렸던 페이스를 내동댕이 치는 것이다.

 

외국의 과학적인 운동처방기관의 실험에 따르면,

세컨드 윈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한 A그룹과 그렇지 않은 B그룹 각 50명에게

동일한 장거리 운동을 실시하게 한 결과, B그룹은 20명이 중도에 포기했지만

세컨드 윈드를 알고 있는 A그룹은 불과 2~3명만 포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세컨드 윈드를 알고 산에 오르면 힘든 오르막의 보행이 즐거워 질 수 있다!

 

                                                                  - form:코오롱 등산학교 원종민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