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린재 나무 ♧
노란 재를 만드는 나무, 즉 황회목(黃灰木)이란 뜻을 갖고 있는데, 특별한 쓰임새가 있다.
자초(紫草)나 치자 등 식물성 물감을 천연섬유에 물들이려면 매염제(媒染劑)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은 명반이나 타닌 등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옛날에는 가장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나무를 태운 잿물이었다.
노린재나무는 전통 염색에 매염제로 널리 쓰인 황회를 만들던 나무이다.
잿물의 색깔이 약간 누런빛을 띠어서 노린재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오늘날 우리 현대인들에게는 숲 속의 수많은 이름 없는 자그마한 나무 하나에 불과하지만
불과 백여 년 전만 하여도 천에 물감을 들일 때 꼭 있어야 하는 귀중한 자원식물이었다.
전국에 걸쳐 자라는 낙엽활엽수 관목으로 높이 1∼3m 정도이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이다.
표면은 짙은 초록빛으로 털이 없고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으나 때로는 뚜렷하지 않다.
꽃은 원추화서이고 새 가지 끝에 달리며 꽃은 5월에 흰빛 또는 연한 노랑빛으로 핀다.
작은 타원형의 열매가 9월에 푸른 색으로 익는다.
노린재나무는 작은 키 나무다.
하지만 아주 덤불처럼은 아니고 주 줄기를 만들기도 하고 많지 않은 곁줄기들을 만들기도 한다.
우선 잎 모양은 평범한 타원형인데 다른 나뭇잎에 비해 약간 두껍다는 느낌을 준다.
꽃은 5월에 피는데 아주 좋다.
꽃이 피어나면 작은 꽃송이들이 몽실하니 모여 뭉게뭉게 구름을 만들 듯 환하고 아름답다.
작은 꽃송이 하나를 들여다 보아도, 곱고, 미처 꽃송이가 터지기 전 구슬처럼 둥근 꽃봉오리도 어여쁘다.
게다가 퍼져 나오는 향기도 일품이며, 흰꽃송이들이 점차 연노란빛으로 바뀌어가는 변화도 오묘하다.
꽃이 지고 난 뒤 동그랗게 맺힌 열매는 가을이 오면 벽자색으로 익어간다.
지방에 따라서 백화단(白花丹), 우비목(牛鼻木), 명노린재, 제낭 등으로 불리운다.
줄기는 굵지 않지만 재질이 치밀하고 트거나 갈라지지 않아 지팡이 같은 것으로 많이 이용되었다고 한다.
잎, 뿌리, 열매 등은 약으로 쓰기도 했다.
가까이 키우고 싶다면 이도 그리 어렵지 않다.
햇빛이 적당히 드는 숲에서 잘 자란다.
심지어 소나무 숲에서도 볼 수 있다.
춥거나 건조한 곳과 그늘 등 어디에든 잘 견디는 편이니 습하지 않은 땅에만 심는다면 쉽게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