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역의 사연
"하늘도 세평이요, 꽃밭도 세평이나, 영동의 심장이요 수송의 동맥이다."
승부역이 생겼을 당시 초대 역무원이셨던 김찬빈씨께서 썼다는 글귀다.
이 곳에서의 힘들었던 삶, 또는 이곳에서 근무하는 자부심이 동시에 담긴
이 문구속에서 승부역의 과거의, 또는 지금도 계속되는 모습을
필자는 읽었다. 몸속 깊숙이 그 모습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 심장처럼
최근까지 열차를 제외하고는 그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던 곳이
승부역 아니었던가. 그러나 이 역이 있기에 오늘도 영동선에 열차가
달릴 수 있기에. 그러니 이곳이야 말로 영동의 심장이자
수송의 동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도 영동선에는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역들을
곳곳에서볼 수 있다.
승부역을 가기전에 나오는 임시승강장 양원역, 차로는 접근이 거의
불가능한 심포리, 흥전역 등... 좋게말하면 아직 사람의 손길이 덜 미쳤다는
뜻이고 나쁘게는.... 찾아가기 안좋다는 뜻도 된다.
그 중 승부역 이나 양원역은 몇년전만 해도 말그대로 열차가 아니었으면
거의 접근이 불가능했었다.
그러다가 1998년즈음부터 이곳이 알려면서 눈꽃선 환상열차같은
관광열차가 매년 이곳을 찾기 시작했고 얼마전에는 여름철에도
관광열차가 이곳을 정차하기에 이르렀다. 몇년사이에 변할것 같지 않았던
이곳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