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름산(357.4m)은 춘천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그들의 동네 뒷산이다. 춘천시 신동면 의암리와 갓박골에 걸쳐 있는 산으로 삼악산과 동쪽 사면이 서로 마주보는 나지막한 산이다. 드름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춘천을 둘러싼 산자락이 차례로 눈에 든다. 또한 발 아래로 북한강의 물줄기를 담아낸 의암호가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드름산은 동쪽에 춘천시 칠전지구 아파트 단지가 형성되어 있어 주민들의 산책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제 경춘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이곳을 찾는 외지 산꾼들의 발길도 잦아질 전망이다.
김유정역에서 드름산으로 곧바로 연결된 산길은 아직까지 없다. 찻길을 따라 2km 정도 걸어야 비로소 산행기점인 팔미육교에 닿는다. 칠전지구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하는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전철역과 연계하는 코스는 팔미육교를 기점으로 삼는 것이 유리하다. 아쉽지만 김유정역과 팔미육교 사이를 운행하는 대중교통이 없어 걸어가야 한다.
근사한 한옥 지붕을 올린 김유정역 앞에서 남서쪽(역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뻗은 김유정로를 따라 900m쯤 가면 삼거리다. 여기서 오른쪽의 작은 도로를 따라 600m 가면 큰길과 만나는 거문교차로에 닿는다. 교차로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으로 꺾어 400m 가면 한치로와 만나는 삼거리다. 이곳에서 우회전해 철길을 건넌 뒤 350m 가면 팔미 삼거리의 육교가 보인다.
산행은 팔미육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가기 직전 왼쪽에 보이는 등산로 안내판에서 시작한다. 약간 외진 곳이라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지만 길은 뚜렷한 편이다. 소나무가 듬성듬성 자라는 숲을 지나 굵직한 능선으로 들어서니 짙은 잣나무 숲이 등산객을 반긴다. 하늘이 작은 빛 구멍들로 보일 정도로 빽빽한 숲에 눈이 쌓여 있다. 아늑한 분위기의 숲길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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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드름산 전망대에서 본 의암호 전경. 붕어섬이 발 아래 깔렸다. (아래)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나고 있는 등산객.
- 춘천 시가지 일대 조망 탁월
잣나무 숲을 통과해 차츰 가팔라지는 숲길을 지나면 급격히 고도가 올라간다. 경사도 심해져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구간이다. 준수한 비탈길을 통과하면 근사한 소나무가 군락을 이룬 주능선에 서게 된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잠시만 가면 쉼터가 있는 350m봉 정상이다. 이곳에선 의암호수로 뻗어나가는 드름산 산줄기가 나무 사이로 조망된다.
산정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진 뚜렷한 능선을 타고 진행한다. 잠시 내리막을 지나 군데군데 조망이 터지는 능선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350m봉 정상에서 약 900m 거리에 능선상의 사거리가 나타난다. 여기서 오른쪽 갈림길을 따르면 대우아파트로 하산할 수 있다. 이정표에는 ‘대우아파트 0.75km, 정상 0.56km’라고 쓰여 있다. 이 고갯마루에는 의자 세 개가 딸린 작은 정자가 있어 산을 찾는 이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고갯마루에서 계단을 따라 잠시 고도를 높이면 오른쪽으로 김유정의 고향 실레마을과 금병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나뭇가지 사이 발밑에는 골프장과 안마산이 낮게 깔린다. 그 뒤로 고층 아파트가 무리지어 서 있고 멀리 대룡산이 장엄하게 솟아 있다. 춘천 외곽 지역의 풍광이 한눈에 든다.
잠시 고도를 높이면 작은 평지가 나타난다. 운동기구와 벤치가 놓여 있는 곳인데 조망이 시원스럽다. 춘천 시가지 일대와 그 뒤를 병풍처럼 막아선 산줄기가 아스라이 펼쳐진다.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진한 녹색 물감을 푼 듯한 의암호가 누워 있다.
드름산 정상은 전망장소에서 서쪽으로 300m가량 떨어진 소나무 숲에 자리 잡고 있다. ‘드름산 357.4m’라고 쓴 검은색 표지석이 보인다. 정상부는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 잣나무 등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춘천 방향의 시계가 좋지 않다. 하지만 벤치를 설치해 놓아 잠시 숨을 돌리고 가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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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 드름산 정상석.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아래) 팔미육교 부근의 산길 진입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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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좋은 능선길
정상을 지나면서 간간이 바위지대가 나타나며 평범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숲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굵직한 노송 군락은 이 산의 연륜을 짐작케 하고, 조림지의 잣나무와 낙엽송은 숲의 미래를 보여준다. 나무 사이로 보이는 진산인 봉의산과 시가지도 손에 잡힐 듯 아른거린다. 점차 가까워지는 의암호의 풍광도 근사하다. 붕어섬과 상·하중도, 고슴도치섬이 물 위에 평화로운 모습으로 떠 있다. 춘천을 둘러싼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능선길이다.
거북바위를 지나 교통호가 패인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의암댐 건너편에 우뚝하게 솟은 삼악산이 앞을 가로막는다. 잠시 뒤 왼쪽으로 의암리로 내려서는 산길과 만나는 삼거리를 지나간다. 이곳에 의암댐까지 2.5km라고 쓰인 안내팻말이 붙어 있다. 갈림길을 지나 잠시 후 시야가 터지며 돌탑이 하나 보인다. 드름산에서 가장 뛰어난 전망을 자랑하는 장소다. 돌탑 바로 옆 절벽에 널찍한 전망데크를 만들어두었다.
데크에 올라 내려다보는 풍광은 입이 쩍 벌어질 정도로 멋지다. 의암호 위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물이 가깝고 절벽이 아찔하다. 바위 위에 올라선 낙락장송의 의젓함도 운치를 더한다. 기암괴석이 늘어선 삼악산 자락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것도 재미있다. 상원사와 삼악산장이 한 장의 그림 위에 있는 듯이 아름답다.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전망대를 지나면 곧바로 하산길이다. 이 계곡에는 춘천 산악인들이 개척한 200m 길이의 암릉코스인 ‘춘클리지’가 위치해 있다. 그 주변에 여러 개의 암벽등반 코스도 있다. 수직의 암벽으로 둘러싸인 계곡을 감상하며 발길을 옮기다보면 어느새 의암댐을 끼고 도는 경춘국도로 내려서게 된다. 이 부근에 춘천의 상징물이기도 한 의암호 인어상과 김유정 문인비가 자리하고 있다. 드름산 산행은 도로를 만나면 끝난다.
교통
드름산 산행기점인 팔미육교에서 가장 가까운 경춘선 복선전철 역은 김유정역이다. 서울에서는 7호선 상봉역 또는 국철 망우역에서 경춘선으로 환승해 김유정역까지 간다. 김유정역에서 팔미육교까지 가기 위해서는 30분 정도 찻길을 따라 걸어야 한다. 혹은 남춘천역에서 하차해 시내버스(69번)를 이용해 칠전동 대우아파트에서 시작하면 손쉽게 정상으로 오를 수 있다. 이 버스는 팔미육교가 있는 팔미삼거리를 거쳐 운행한다. 김유정역에서 1번과 67번 버스가 춘천 시내를 거쳐 후평동 종점까지 운행한다.
하산지점인 인어동상 부근에서 버스정류장으로 가려면 찻길을 따라 의암댐 방향으로 350m 걸어가야 한다. 의암댐에서 춘천 시내를 운행하는 버스(3, 50, 50-1, 51, 52, 55 등)가 수시로 다닌다. 이곳에서 버스를 이용해 춘천 시내로 이동해 식사를 한 뒤 남춘천역에서 전철로 귀가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김유정역으로 돌아가는 교통편은 택시를 부르는 것이 유일하다. 춘천개인콜택시(033-254-5858)를 부를 경우 미터요금을 받는다. 시내까지 6,000~7,000원. 김유정역까지 5,000원 선.
숙식 (지역번호 033)
숙박은 춘천 시내의 장급여관이나 모텔을 이용한다. 신동면소재지인 김유정역 주변에 김유정문학관과 금병산 등 볼거리가 있다. 면소재지 일대에 식당이 몰려 있다. 신동우체국 뒷골목에 위치한 가마솥 보리밥(261-0528, 010-9988-9575)은 보리밥과 바지락칼국수를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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