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재 828m
뱃재는 4백리 거리의 홍천~양양으로 이어지 56번 국도에서 구룡령에 이어 두 번째 높은 령(嶺)으로,
서석(瑞石)을 지나 마냥 시골길을 달리다가 삼거리 갈림길에서부터 오르기 시작하는 령이다.
별로 높아보이지는 않지만 주변 지대가 워낙 높은 탓인지 해발 828m나 되는 표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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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재를 발음해보면 "배째"라는 소리로 들려 "배째라 배째"라는 어거지 귀절을 저절로 떠올리게한다.
옛날 이 지방에는 오리나무, 피나무, 팽나무 등이 특히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목기(木器)들과
함께 배틀(옛날 가정에서 사용하던 선직기(線織機)인 베틀의 사투리)을 특히 많이 만들어 팔았다 한
다. '뱃재'란 이름은 거기서 나왔다는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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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면과 내면(內面)의 면계(面界)에 놓인 뱃재는 동서 양쪽이 모두 수십 구비씩 만을 가진 평범한
령(嶺)이지만, 동쪽 기슭에 있는 박정열(朴貞烈) 여사의 기념비가 눈길을 모은다. 폭설이 쏟아지는
어느 추운 겨울날 갓난 아기를 업은 박 여사는 버스 삯이 없어 이 재를 걸어서 넘어야 했다. 제주도
로 벌이를 나간 남편으로부터는 오랜동안 소식이 없었고, 워낙 가난했던데다가 영양실조까지 걸린
상태에서 이 고개를 넘다가 심한 폭설을 만나 추위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박여사는 길가에 쓰러져
목숨을 거두었다. 새벽에 사람들이 시체를 발견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는 엄마 등에 업힌 채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한다. 동네 사람들이 시체를 거두고 이 곳에서 애처롭게 죽어간 박여사의 기념
비를 세운 것이다. 그 기념비 옆을 지나 조금 더 가면 강릉과 양양으로 갈라지는 창촌리(蒼村里)의
갈림길에 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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