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전재(葉錢峙)
차령산맥(금북정맥)을 가로지르는 령(嶺)이다.
경기도 평택과 인접하면서도 충남 땅인 성환(成歡)에서 동쪽을 향하여 곧바로 나있는 34번 국도 위에
있고, 이 재를 따라 내려가면 충북 진천(鎭川)이 나온다.
엽전재란 이름의 유래는 확실한 것이 없다. 주변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로는 옛날 장을 보려고 이 재를
넘나드는 사람이 많았는데, 숲이 워낙 깊어 장꾼을 노리는 도둑이 많았던 관계로 자연 '돈'과 연관있는
이름으로 불리워졌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건 그렇고 엽전재도 한쪽만이 성급하고 다른 쪽은 '모른 척'이다. 충남 입장(笠場)에서 4Km쯤의 지
점부터 무수한 구비를 이루면서 마루턱이 되는데, 마루턱의 너머쪽(충북쪽)은 갑자기 극히 밑밑한 시
골길로 바뀌므로 힘들여 걸어올라간 쪽이 싱거워진다.
그 마루턱이 경기, 충북, 충남 등 삼도의 분기점이 된다는 점도 묘하다.
그러나 구비가 많은 서쪽 국도는 전부 충남 땅에 든다. 그러다가는 산 기슭에 있는 저수지와 국도사이
를 도계선이 지나감으로 저수지 북쪽과 남쪽 마을은 서로 바라다보면서 타도의 주민증을 가진다.
옛날에 이 조그마한 마을에도 지방색이 있었다.
"저 마을 사람들은 우리 집 앞에서 버스를 타거나 지나다니기도 하지만, 절대로 막걸리를 팔아주는
일이 없습니다. 참 묘하지요..." 저수지 끝 국도변에 있던 주막집 주인의 넋두리다.(옛얘기지만....)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 다듬지 않은 몇 아름들이 싸리나무 기둥으로 지은 청룡사(靑龍寺)가 있고, 거기
서부터 높이가 6백m 가까운 서운산(瑞雲山)이다. 한쪽은 충남, 반대쪽은 충북 표지판을 보고 마루턱
에 서있으면 구름이 쉬어갈 정도로 높은 재도 아닌데... 약간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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