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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재.고개" 이름들

불재(佛峙, 경북 울진/영주)

by 그린 나래 2010. 12. 17.

 

불재(佛峙)

 

모두 125km 거리인 울진~ 영주간의 36번 국도 중, 울진에서 28km 들어간 지점에 불재가 위치해 있다.

울진에서 10여km까지는 별것이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멋진 계곡을 10km쯤 달리고, 그 때

나타나는 조그만 산 마을인 하원리에서 잠깐 수그러졌다가는 다시 최고의 절경속을 달리다가 왼쪽으로

원을 그리면서 돌아 올라가서 마루턱에 다다른다.  그렇게 계류(불영천)를 따라가게 되므로 불재(佛峙)

의 높이는 고작 300m밖에 안된다.

 

그런데 어째서 하필이면 '부처님 고개일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300년쯤 전에 의상대사가 지금의 불영사(佛影寺)를 세우고 절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하고 망서리고 있

었다.  그런데 우연히 앞에 있는 연못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가?  그래서 불영사로 부르기로

하였다는 전설이 있는데, 이것은 오늘에도 볼 수가 있다. 즉 연못을 북쪽으로 보면 맞은쪽 능선위에 약

간 구부린 부처님이 나타나고, 그 앞에 그의 설교를 듣고 있는 중생이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얼굴을 들어 산을 바라보면  하나의 가느다란 바위와 둥근 바위가 보일뿐 부처님은 보이지 않는

다.  몇번을 되풀이 하여도 결과는 마찬가지인데,  이것은 인간의 눈이 정확치 못함을 말해주는 것에 지

나지 않는다. 즉 물속에 거꾸로 비쳐진 것은 꼭 부처님이지만,정상적으로 바라보면 바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어쨌든 그것은 사실이며, 이 돌부처가 바로 불고개 근처에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한다.

불영사를 방문하는 손님의 태반은 여전히 절만 구경할뿐 이 진기한 광경은 놓치고 만다.

 

울진~ 불재간 28km중  14km 정도 물길은 S자를 그리면서 흐르는 불영천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다

만나는 불재는 잊기에 아쉬운 '재'이다. 최고로 유심한 불영사는 바로 이 고개 근처에 있다.